[원문 유형]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 미국주식 사관학교 [게시일] 2026.08.26 [원문 URL] https://contents.premium.naver.com/usa/nasdaq/contents/260826102856591cf [제목] AI에선 꼴찌인 메타가 메모리 대란에선 혼자 웃는 세계관에 대하여 [수집 기준] 구매회원 본인이 QR 로그인으로 승인한 구독 열람권을 사용해 개인 문서 보관용으로 확보했다. 목록 메타데이터가 아니라 아래 실제 본문만 분석 근거로 사용한다. [구독 원문 본문] 안녕하세요, 카레라입니다. 사진 출처: 구글 올해 AI 대장주 빅테크들 중 가장 주가가 덜 오른 것은 메타(META)입니다. ​ 다른 빅테크들이 대부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그래도 지난 6개월 동안 어쨌든 +10~20% 올랐지만 메타는 혼자 -13%입니다. 사진 출처: 메타 ???: 야! AI 슈퍼사이클이 온대! ​ ???: 어이 거기!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VR 안경이나 써! 메타는 요즘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소리를 지겹도록 듣고 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가 AI 시대에 뭘 하는지는 모두가 잘 알지만 메타는? 뭔가 하긴 하는 거 같은데 잘 모르겠죠. 사진 출처: 메타 메타는 AI 모델에 있어서도, AI 수익화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아이템을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 꿈과 희망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이제는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이다 보니 메타의 투자 심리가 별로 안 좋은 것도 이해는 됩니다. ​ 메타는 원래 자기네 AI 모델 라마(Llama)를 무료로 공개하는 신박한 전략으로 AI 판을 이끌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2025년에 내놓은 라마 4가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오픈AI(챗GPT), 구글(제미나이), 앤트로픽(클로드) 같은 경쟁자들에게 확실히 밀렸습니다. ​ 이걸 만회하려고 메타는 차세대 모델 아보카도(Avocado)를 준비했는데, 이게 계속 늦어졌습니다. 사진 출처: aisparkup 이유는 매번 똑같았습니다. ​ 내부 테스트에서 아보카도의 성능은 구글 제미나이의 구형과 신형 사이 어중간한 위치에 머물렀습니다. 당연히 챗GPT, 클로드 최신 모델 선에서는 그냥 간단히 컷당하고요. ​ ???: 죄송하지만... Avocado를 한번 돌려보실래요? ​ ???: 어이 거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GPT-5.6이나 써!​ ​ 돈으로 문제를 풀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 메타는 스케일AI라는 회사에 140억 달러 넘게 투자하며 그 창업자를 최고AI책임자로 데려왔고 최고 인재에게는 무려 10억 달러에 이르는 계약 보너스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잘 되지는 않았죠. ​ 조 단위의 어마어마한 돈을 AI에 쏟아붓는데 정작 그 결과물이 자꾸 늦어지고 경쟁작에 밀림 돈은 역대급으로 쓰는데 성과가 안 보인다 = 지금 이렇게 낭비할 시간이 있나? ​ 다만! 지금은 AI 시대이지만 메모리 대란 시대이기도 하고, 메타는 이 메모리 대란 앞에서 남들이 못 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돈을 아끼고 있습니다. 버려질 뻔한 낡은 메모리를 되살려 쓰는 기술을 대규모로 굴리고 있거든요. 참고로 AI 모델 수준이 계속 상향평준화되면서 앞으로 몇 년간 AI 기업의 진짜 실력은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드느냐에서 누가 그 AI를 더 싸게 굴리느냐로 옮겨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그래서 메타를 아직 손에서 놓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콘텐츠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 이제 어려운 기술적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최대한 직관적으로 설명할게요. 사진 출처: allelco 우리가 매일 듣는 메모리 부족 사태의 주범, D램입니다. ​ D램은 컴퓨터가 지금 당장 쓰는 작업을 잠깐 올려두는 기억 공간입니다. 책상 위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넓을수록 여러 일을 한꺼번에 펼쳐놓고 할 수 있겠죠. ​ 그럼 HBM은? 이 D램을 여러 층으로 높이 쌓아 올려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고급형 메모리입니다. AI 계산을 하는 칩(엔비디아 GPU 같은 것) 옆에 딱 붙여 씁니다. ​ 이건 다 아시죠? ​ 이제 먼저 오래된 컴퓨터의 골칫거리 하나를 봅시다. 사진 출처: amazon.com 컴퓨터의 두뇌인 CPU는 메모리를 바로 옆 정해진 자리에만 꽂을 수 있습니다. 이 자리를 메모리 슬롯이라고 합니다. ​ 문제는 이 슬롯 개수가 물리적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 아무리 메모리를 더 넣고 싶어도 꽂을 자리가 없으면 끝 한 컴퓨터에 꽂힌 메모리는 오직 그 컴퓨터만 사용 가능함 옆 컴퓨터가 메모리가 남아돌아도 빌려줄 방법이 없음 사진 출처: logic fruit CXL은 바로 이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입니다. 정식 명칭은 Compute Express Link입니다. ​ 쉽게 말하면 컴퓨터에는 그래픽카드 같은 부품을 꽂는 확장 슬롯이 따로 있는데 CXL은 이 확장 슬롯을 통해서도 메모리를 붙일 수 있게 해줍니다. ​ 정해진 메모리 자리가 꽉 차도 확장 슬롯이라는 새로운 문으로 메모리를 더 데려올 수 있게 된 겁니다. ​ 참고로 CXL은 메타가 발명한 게 아닙니다. 인텔이 2019년에 시작했고 지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MD,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거의 모든 주요 빅테크가 함께 만드는 공개 표준이며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는 공용 규격입니다. ​ CXL이 원래 노린 목적은 세 가지였습니다. 메모리 슬롯의 한계를 넘어 용량을 늘리고 + 여러 컴퓨터가 메모리를 나눠 쓰게 하고 + 낡은 메모리를 새 컴퓨터에 재활용하는 것이었죠. 사진 출처: gigazine 그럼 메타가 직접 만든 건 뭘까요? 바로 이 공용 표준 위에 얹을 자기만의 전용 칩입니다. 그 칩 이름이 Vistara(비스타라)입니다. 저번 달에 발표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 ???: 어 잠깐만, 낡은 메모리를 새 컴퓨터에 재활용...? ​ 뭔가 감이 오시죠? 메타는 왜 굳이 칩을 직접 만들었을까요? 사진 출처: gigazine 메타는 서버(대형 컴퓨터)를 어마어마하게 많이 굴리는데 서버 본체는 3~5년 쓰면 낡아서 버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 안에 든 메모리는 7~10년을 멀쩡히 버티죠. 서버를 폐기할 때마다 아직 쌩쌩한 메모리가 쏟아져 나오는 겁니다. 새 메모리 값이 폭등한 지금 이 멀쩡한 헌 메모리를 버리는 건 돈을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낡은 메모리(DDR4)와 새 메모리(DDR5)는 규격이 달라서 새 서버에 헌 메모리를 그냥 꽂을 수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사진 출처: adata 게다가 시중에 파는 CXL 칩들은 대부분 이 헌 메모리 재활용을 아예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 새 메모리를 붙이는 용도로만 만들어졌거든요. 그래서 메타는 낡은 DDR4를 새 서버가 알아듣게 통역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칩을 스스로 설계했습니다. 그게 Vistara입니다. ​ 이 칩은 실제로는 이렇게 작동합니다. ​ 새 서버 안에 최신 메모리(DDR5) 768GB가 CPU 바로 옆에 꽂혀 있음 그리고 Vistara 칩을 통해 폐기 서버에서 뽑아낸 낡은 메모리(DDR4) 256GB를 확장 슬롯에 추가로 붙임 이제 이 서버 한 대의 총 메모리가 1TB로 늘어남. SUCCESS! 메타 왈, 이 방식으로 특정 AI 작업에 필요한 서버 대수를 최대 25% 줄였고 어떤 작업에서는 처리 지연을 29% 낮췄다고 합니다. ​ 무엇보다 이걸 실제로 돌아가는 수백만 대의 서버에 적용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기존에 메타 서버 중 약 40%가 "CPU는 놀고 있는데 메모리가 부족해서 일을 못 하는" 상태였는데 이 문제를 거의 공짜에 가까운 비용으로 풀어낸 겁니다. DDR4가 DDR5에 비해서 그렇게 싼 거임? 아뇨, 그건 아닙니다. 지금은 메모리 자체가 턱없이 공급이 부족해서 구닥다리 DDR4 가격도 폭등했습니다. 그럼 메타가 거의 공짜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메타는 AI가 등장하기도 훨씬 전부터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쓰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가동하려고 엄청나게 큰 데이터센터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버 본체는 3~5년이면 폐기되지만 그 안에 꽂힌 DDR4 메모리는 7~10년을 버텨서 아직 멀쩡합니다. 그래서 서버를 버릴 때마다 쓸 만한 DDR4가 쏟아져 나옵니다. ​ 문제는 이 낡은 DDR4가 규격이 달라 최신 DDR5 서버에는 그냥 꽂을 수 없다는 점인데, CXL 칩 Vistara가 이를 해결해주면서 DDR4가 DDR5와 나란히 일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 참고로 이 메모리들은 이미 메타가 옛날 메모리 폭등 훨씬 이전에 값을 다 치르고 산 것이라서 새로 사지 않고 재활용만 하면 되니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의 공짜라고 해도 됩니다. ​ AI 소프트웨어에서는 그냥 한참 밀리는 회사가 어떻게 이런 하드웨어를 해냈을까요? ​ 간단합니다. ​ 세계 최고의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는 일 ≠ 주방을 효율적으로 설계해 재료 낭비를 없애는 일 ​ 메타가 밀리고 있는 AI 프론티어 모델은 첫 번째, 즉 레시피 개발에 해당합니다. 최첨단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천재 연구자를 모으는 싸움이죠. ​ 반면 Vistara로 대표되는 AI 인프라는 두 번째, 즉 주방 설계에 해당합니다.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싸고 효율적으로 굴리느냐의 싸움이죠. 사진 출처: NNC 그런데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메타는 AI 등장 훨씬 전부터 이 두 번째 분야에서는 원래부터 세계 최강자 중 하나였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15년 넘게 끊김 없이 서비스해온 회사니까요. ​ 그 정도 규모의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굴려본 경험은 아무나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Vistara는 메타의 오래된 강점을 AI 시대에 최대한 뽑아먹으려는 목적에서 나왔고 메모리 폭등 시대에 정확히 필요한 칩이라고 볼 수 있겠죠. 사실 Vistara는 다른 회사들의 CXL 칩과 비교하면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일단 Vistara는 어디다 파는 칩이 아님. 자기들만!!! 쓰려고 만들었음 마벨(MRVL), 삼성전자, 아스테라랩스(ALAB) 같은 회사들은 CXL 칩을 만들어 여러 고객에게 파는 게 목적 그러다 보니 이 손님 저 손님 다 맞추느라 어중간한 범용품이 될 수밖에 없음 반면 메타는 오직 자기 데이터센터 한 곳에만 맞추면 되니 필요 없는 기능은 다 빼고 자기 상황에 딱 맞게 칼같이 깎을 수 있었음 ​ 또, 시중 CXL 칩들은 대부분 낡은 DDR4 지원을 빼버립니다. 새 메모리 파는 게 목적인 회사 입장에서 헌 메모리 되살리는 기능은 넣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 메타는 정확히 거꾸로 갔습니다. 버려질 메모리를 되살린다는 목표 하나에 칩 전체를 맞춘 거죠. ​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까지 따로 만들었습니다. 헌 메모리(DDR4)는 새 메모리(DDR5)보다 속도가 훨씬 느립니다. 대역폭은 약 10배 낮고 반응 속도는 60% 더 느립니다. 그냥 터무니없이 느립니다. ​ 그래서 이 친구들을 그냥 붙여놓고 같이 일하라고 하면 느린 메모리 때문에 전체 속도가 느려집니다. ​ 메타는 소프트웨어로 이를 해결했는데 자주 쓰는 급한 데이터는 빠른 새 메모리에 두고 어쩌다 한 번 쓰는 한가한 데이터만 느린 헌 메모리로 슬쩍 밀어내는 방식입니다. 사진 출처: liberty safe 사무실로 치면 지금 당장 필요한 서류는 책상 위에 두고 가끔 보는 자료만 옆 창고에 넣어두는 걸로 이해하면 되겠죠. ​ 이렇게 하면 느린 메모리를 붙였는데도 전체 속도는 거의 안 떨어진다고 합니다. 칩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해서 가능한 일입니다. ​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사실 비전공자가 체감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업계 2짱의 말을 들어보면 됩니다. 사진 출처: tomshardware.com 2026년 8월, 반도체 회사 마벨이 새 메모리 제품을 발표하면서 "CXL의 가장 중요한 활용법 1순위는 DDR4 재활용" 이라고 대놓고 선언했습니다. 메타가 맞았다는 뜻이죠. 지금은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시점인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메모리를 새로 사는 것보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옛날부터 데이터센터에 가지고 있었던 메모리를 활용하는 게 훨씬 싸게 먹히니까요. ​ 그래서 이게 메타 주식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양면성이 약간 있습니다. ​ 일단, 메모리 병목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 메모리는 올해 대형 IT 기업 설비 투자의 약 30%를 차지했는데 이건 2~3년 전만 해도 8% 수준이었습니다. 이제 메모리를 남보다 싸게 조달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 메타는 이제 내구연한이 다 된 서버를 폐기할 때마다 공짜 메모리가 나옴 당연히 새 메모리 값이 오를수록 헌 메모리 캐내기의 가치가 더 커짐 남들의 비용은 치솟는데 메타는 자기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꿔 그 비용을 눌러버릴 수 있음 ​ 다만 느린 DDR4 메모리는 속도가 중요한 작업에는 못 쓰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분명히 있고(얼마나 최적화를 하냐의 문제긴 합니다) 마벨,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다 따라오고 있습니다. ​ 마벨이 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가 못 하진 않겠죠. 메타의 앞선 우위가 몇 년이나 갈지 불확실합니다. 공용 표준에 기반한 기술은 결국 다들 비슷해지기 쉬우니까요. ​ 그래서 Vistara는 그 자체로 메타를 구원할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하지만 메타가 AI 모델 경쟁에서 털렸다고 놀고 있는 게 아니라 본인들 위치에서 지금 더 잘 할 수 있는 다른 것,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원가절감이라는 올바른 시도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저는 메타를 좋게 평가합니다. 이제 AI의 비용이 성능보다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서는 AI 등장 이전에 세계 최대급 인프라를 오래 굴려본 회사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뭐라도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도 데이터센터 규모로는 메타에 안 밀립니다. 다만 이건 "할 수 있는가" 보다는 "얼마나 진심으로 얼마나 먼저 파고드느냐" 의 문제입니다. ​ 메타는 이미 칩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만들어 설치를 개시하고 있지만 다른 빅테크는 아직 그 정도로 대놓고 DDR4 재활용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조달하거나 연구를 시작한 곳이 없습니다. ​ 언젠가 따라올 순 있어도 먼저 굴려보며 쌓은 노하우와 시간차를 단기간에 좁히긴 어렵겠지요. ​ 모두가 메타를 꿈도 희망도 없는 회사로 여기지만 저는 메타가 꿈은 몰라도 희망은 있다고 평가하고 싶군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