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유형]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 이효석아카데미 [게시일] 2026.08.20 [원문 URL] https://contents.premium.naver.com/hsacademy/hsacademy1/contents/260820183607434fs [제목] [뇌과학] 우리는 투자를 잘 못하도록 태어났습니다 [수집 기준] 구매회원 본인이 QR 로그인으로 승인한 구독 열람권을 사용해 개인 문서 보관용으로 확보했다. 목록 메타데이터가 아니라 아래 실제 본문만 분석 근거로 사용한다. [구독 원문 본문] ​ 7월의 폭락, 7월 31일의 폭등, 그리고 8월의 지긋지긋함을 뇌과학으로 풀어보면 안녕하세요, 이효석입니다. 오늘은 투자 이야기를 하는 채널에서 갑자기 '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요즘 점점 더 확신하게 되는 명제가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 ​ 우리 인간은 투자를 잘 못하도록 태어났습니다. 이번 7월의 급락장, 7월 31일의 폭등장, 그리고 8월 내내 이어지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변동성 장세. 이 석 달 동안 우리가 겪은 감정들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한번 뜯어보겠습니다. ​ 다 읽고 나시면, 이번 여름에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가 조금은 다르게 보이실 겁니다. ​ (오늘 내용의 뼈대는 밀리의 서재에서 들었던 30분짜리 뇌과학 오디오 콘텐츠에서 출발했습니다. 출처는 밝혀두는 게 맞을 것 같아 적어둡니다.) 1. 감정은 '입력'이 아니라 '출력'입니다 급락장에서 사람들이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자고 일어났는데 팔이 하나 사라진 느낌이야." "손절할 때는 진짜 손가락 자르는 느낌이다." ​ 실제로 이번 급락 때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비슷한 표현을 쓰더군요. 가슴이 아리다, 뼈가 아프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습니다. ​ 이 감정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 가슴이 아프다고 하니 가슴 어딘가에 감정을 느끼는 기관이 있는 것 같지만, 아닙니다. 뇌입니다. ​ 뇌가 "야, 너 지금 큰일 난 거야. 망했어. 뭐라도 해!" 라는 신호를 내려보내고, 우리는 그 결과를 '감정'이라고 느끼는 겁니다. ​ 그러니까 순서가 우리 생각과 반대입니다. 감정은 상황이 나에게 입력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뇌가 상황을 해석해서 내놓는 출력물입니다. ​ 이게 왜 중요하냐면, 같은 상황에서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감정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기 때문입니다. ​ 계좌에 -10%가 찍혔을 때 어떤 사람은 "와, 큰일 났다"며 공포를 느낍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어? 내가 기다리던 가격인데, 땡큐"라고 반응합니다. ​ 주식을 많이 든 사람은 공포, 현금을 든 사람은 기회 — 이렇게 단순하게 갈리는 것도 아닙니다. 주식을 잔뜩 들고도 기회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고, 주식이 없는데도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있어요. ​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뇌과학이 알려주는 답은 이겁니다. 뇌는 사건이 일어난 뒤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한다. 뇌는 카메라가 아닙니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찍어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예측해버립니다. 그리고 그 예측을 결정하는 재료가 바로 각자의 경험입니다. ​ 저희 회원분들 중에는 급락장에서 용기를 내서 큰돈을 벌어본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분들은 화면이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면 공포가 아니라 오히려 설렘을 느낍니다. 그 파란 화면을 이용해 돈을 벌었던 경험이 뇌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급락장에서 크게 당해본 경험이 있는 분의 뇌는 같은 화면을 보고 "도망쳐"라는 출력을 내보냅니다. ​ 제가 7월 급락장의 경험이 효친분들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과거의 경험이, 오늘의 시장을 해석하는 뇌를 결정합니다. 공포와 흥분의 차이는 상황 그 자체보다, 뇌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예측하느냐에 달려 있다 — 이게 오늘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2. 폭락장: 뇌의 CEO가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스트레스입니다. 7월 급락 때 저희 팀의 한 동료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다이어트 중인데 폭음을 했다고요. 그 냥 음주가 아니라 폭음이요.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 "팔까 말까 고민을 정말 오래 했어요. 어차피 팔 거였으면 처음 보자마자 정리했어야 했는데, 고민하는 동안 마이너스는 더 커지고, 결국 혼비백산해서 후다닥 팔았죠. 시간도 날리고, 스트레스도 받고, 돈도 잃었습니다." ​ 이 경험담 안에 오늘의 핵심이 다 들어 있습니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그리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뇌에서 중요한 부위 하나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이마 바로 뒤에 있는 전전두피질입니다. ​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사람의 특징이 뭐냐면 — 끈기가 있습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금 말고 장기적으로 생각해보자"라고 버티는 힘이 있어요. ​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왜 그렇게 호들갑이야, 차분하게 결정하자"라고 말하는 사람, 그게 전전두피질이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뇌의 CEO죠. ​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누구도 예외 없이 이 CEO의 기능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힘, 끈기 있게 버티는 의지가 뚝 떨어지고, 뇌는 단기적인 것만 보게 됩니다. ​ 원시인은 왜 이런 뇌를 갖게 됐을까 왜 이렇게 설계됐을까요?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원시인이 있습니다. 저 멀리서 멧돼지가 쫓아옵니다. 이때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돼서 "장기적으로 생각하자. 저 멧돼지도 어차피 좀 이따 가겠지. 느긋하게, 차분하게…" 이러고 있으면? 죽습니다. ​ 멧돼지가 쫓아올 때는 전전두피질을 꺼버리고, 위기 감지 시스템에 전권을 넘겨서 일단 도망치게 만드는 게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남은 원시인의 후손이고, 그 뇌를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 문제는 이겁니다. 이번 급락장에서 주가가 쏟아질 때, 우리 뇌는 멧돼지를 본 원시인과 똑같이 반응했다는 겁니다. ​ 그런데 폭락하는 주식은 멧돼지가 아닙니다. 뇌가 그걸 구분하지 못할 뿐입니다. ​ "그럼 안 판 사람들은 신인류인가요?" ​ 강의 중에 재미있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번 폭락장에서 팔지 않았거나 오히려 더 산 분들은 전전두피질이 공격받지 않은 건가요? 진화한 신인류인가요? ​ 아닙니다. 지금 살아 있는 모든 인류는 원시인의 뇌를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전전두피질이 예외 없이 약해집니다. 그분들이라고 패닉이 안 왔던 게 아니에요. 다만 뇌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뿐입니다. ​ 그리고 그 노력이 바로 투자를 잘하기 위한 노력의 정체입니다. ​ 여기서 폭락장의 결론이 나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충동은 강해지고 장기적 판단력은 떨어집니다. ​ 그렇다면 폭락한 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뭘까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 ​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뇌 상태 자체가 그게 안 되는 상태거든요. 폭락장에서 가장 좋은 판단은, 판단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3. 폭등장: 상승장에도 공포가 있습니다 급락장만 문제가 아닙니다. 7월 마지막 날을 기억하시죠. 코스피가 하루에 1,000포인트 올랐습니다. 그날 아침 저희도 "이 문제가 해결되는 국면이라면 이제는 사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만 ​ — 솔직히, 다시 사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 급락 중에 손절을 했던 사람이라면 폭등장에서 따라 사는 건 몇 배 더 어렵습니다. 특히 이번 하락은 생각했던 것'만큼'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었기 때문에, 주식을 잘하시는 분들일수록 오히려 손실이 컸습니다. ​ 그런 분들에게 +17%짜리 폭등은 축포가 아니라 고문이었을 겁니다. 이때 느끼는 감정이 바로 포모(FOMO)입니다. ​ "나만 뒤처지는 것 아닌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나만 빠지는 걸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남들이 벌면 나도 벌어야 마음이 편하거든요. 그래서 포모는 이상한 감정이 아니라 지극히 일반적인 감정입니다. ​ 그리고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포모는 탐욕이 아니라 공포라는 점입니다. ​ 급락장의 공포가 "잃을 것 같은 공포"라면, 폭등장의 포모는 "나만 못 벌 것 같은 공포"입니다. ​ 방향만 다르지, 뇌 입장에서는 둘 다 똑같은 경보입니다. ​ 도파민은 '얻었을 때'가 아니라 '얻을 것 같을 때' 터집니다 여기서 도파민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도파민을 쾌락 물질로 알고 있습니다. 맛있는 걸 먹을 때 "도파민 터진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조금 더 정확하게 보면 이렇습니다. ​ 주식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품었을 때와, 실제로 수익이 확정됐을 때. 도파민은 언제 더 터질까요? ​ 기대할 때입니다. ​ 이거, 다들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올해 연초에 코스피가 4천에서 5천, 6천, 7천으로 올라갈 때 — 이익은 분명히 많이 났는데 뭔가 공허하다는 느낌. ​ 오히려 연초에 반도체를 공부하면서 "이거 오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었을 때가 훨씬 짜릿했다는 느낌. ​ 그게 기분 탓이 아니라 뇌가 실제로 그렇게 작동하는 겁니다. ​ 쇼츠를 계속 넘기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 방금 본 영상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다음엔 더 재미있는 게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 때문에 넘기는 겁니다. ​ 그래서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주식시장은 인류가 만든 최대의 도파민 공장입니다. 오늘은 뭐가 오를까, 이 주식 사면 대박 나지 않을까 — 이 기대감은 쇼츠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되게 강력합니다. 그래서 중독의 위험도 있습니다. ​ 그리고 여기서 위험한 연쇄가 시작됩니다. 수익이 나면 기쁜 게 아니라 공허합니다. 공허하니까 더 큰 자극을 찾습니다. 지난번에 20~30%를 먹어본 기억이 있으면 이번 10%가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집니다. ​ 그러면 어떻게 하죠? 레버리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 이자를 내가면서까지 판을 키웁니다. 그리고 실패 사례의 상당수가 이 경로로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장에서 가장 손실이 컸던 분들은 KOSPI 고점에서 잘 팔고 나왔다가 성급하게 레버리지를 쓰신 분들입니다. ​ 기대 → 수익 → 공허 → 더 큰 자극 → 레버리지 → 실패 폭등장의 포모 뒤에는 이 사이클이 숨어 있습니다. ​ 4. 변동성 장: 폭락보다 지긋지긋한 것 그리고 세 번째 장이 있습니다. 8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변동성 장세입니다. ​ 급락은 상처가 쫙 나서 피가 흐르는 아픔입니다. 아프지만, 적어도 명확합니다. ​ 그런데 변동성 장은 다릅니다. "이제 올라가나?" 하면 빠지고, "역시 아니었나?" 하면 오릅니다. 가자, 아니야, 가자, 아니야 — 이게 무한 반복되면 사람이 정말 미쳐버립니다. ​ 저는 이걸 이렇게 표현합니다. 급락이 '아픔'이라면, 변동성 장은 '지긋지긋함'입니다. 그리고 지긋지긋함은 아픔 못지않게 견디기 어렵습니다. 8월 중순인 어제만 해도 "이쯤 하면 올라가나" 했더니 미국 금리 얘기가 나오면서 또 빠졌죠. "코스피 다시는 안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기입니다. (여담이지만, 역사적으로 그런 말이 여기저기서 나올 때가 오히려 기회였던 경우가 많긴 합니다.) ​ 그런데 변동성 장이 왜 이렇게 힘들까요? 뇌과학의 답은 명쾌합니다. 판단이라는 행위 자체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고를 때도 뇌는 에너지를 씁니다. 그 사소한 결정조차 힘들어서 우리는 "둘 다 먹어"라는 농담으로 도망치곤 하죠. 그런데 변동성 장은 어떻습니까. 사? 팔아? 사? 팔아? — 하루에도 수십 번씩 판단을 강요합니다. ​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실행하지 않은 판단도 에너지를 씁니다. 매매를 한 번도 안 했더라도, 화면을 보면서 "살까 말까"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뇌는 지칩니다. 머리가 아프고 피곤한 게 당연한 겁니다. 판단을 끝없이 강요당하는 것 — 이게 변동성 장세가 주는 스트레스의 정체입니다. 5. 리벳의 실험: 인간에게 남은 유일한 자유 이 대목에서 아주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1983년, 벤저민 리벳이라는 과학자의 실험입니다. https://brunch.co.kr/@ys1j13/15 피험자들의 뇌파를 측정할 수 있게 해놓고, 이렇게 주문합니다. "손을 들고 싶을 때 손을 드세요." ​ 상식적으로는 '손을 들어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그다음에 뇌파가 움직일 것 같잖아요.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손을 들어야지'라는 의식이 생기기 약 0.3초 전에, 뇌파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 뇌가 이미 결정을 내렸는데, 나는 0.3초 뒤에야 그 사실을 통보받는다는 겁니다. 황당하죠. "무슨 소리야, 오늘 아침에 내 의지로 출근했는데?"라고 반박하고 싶으실 겁니다. ​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의식적으로 결정한 행동이 몇 개나 기억나십니까? 지하철을 타고, 걷고, 자리에 앉기까지 — 거의 전부 무의식이 처리했습니다. 우리 하루의 대부분은 그렇게 굴러갑니다. ​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자유의지는 없는 건가요? 인간이 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뭔가요?" 여기서 기가 막힌 표현이 등장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시작된 행동을, 의식적으로 막는 것. 그것이 인간의 의식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걸 투자에 그대로 가져와 보겠습니다. ​ 주가가 오를 때 "사야 되나?" — 이건 무의식입니다. 빠질 때 "팔아야 되나?" — 이것도 무의식입니다. 그 충동이 올라오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안 할 수는 있습니다. 그냥 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뇌가 온전했을 때 해둔 판단대로 가는 것. 무의식이 내린 결정을 의식이 거부하는 것. 투자자의 자유의지는 딱 거기에 있습니다. ​ 그래서 저는 좋은 투자자의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싶습니다. 좋은 투자자는 좋은 종목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결정을 반복할 수 있는 뇌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6.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냐면 — 세 가지 "알겠는데, 그래서 이 못 써먹을 뇌를 가지고 뭘 할 수 있는데?"라고 물으신다면, 세 가지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첫째, 판단은 미리 합니다 주가가 오르는지 빠지는지를 보면서, 이미 스트레스를 받은 뇌로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전날 밤, 머리가 멀쩡할 때 미리 결정해두는 겁니다. ​ "공부해보니, 그리고 내 상황에 비춰보니 — 지금은 사지도 팔지도 않는다. 혹은 여기 오면 더 산다. 혹은 이 조건이면 판다." ​ 이걸 조용한 밤에 정해놓고, 장중에는 그 결정을 집행만 하는 겁니다. 도파민이 터지고 전전두피질이 꺼진 상태의 뇌에게 새로운 결정을 맡기지 않는 것 — 이게 첫 번째입니다. 둘째, 뇌가 망가지지 않을 수준의 포지션을 만듭니다 포지션 사이징입니다. 주가가 오르내릴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일상이 흔들린다면, 그건 종목이 아니라 크기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내 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비중을 가져가는 것. 포지션 사이징은 돈을 지키는 기술이기 전에, 판단할 수 있는 뇌를 지키는 기술입니다. ​ 셋째, 충동과 주문 사이에 시간을 둡니다 이건 제가 헤지펀드 매니저 시절에 정말 못해서 고생했던 부분입니다. 사기로 한 종목의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빨리 사야 해!" 하면서 시장가로 다 질러버리고, 나중에 보면 빠져 있고. 이런 경험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 해법은 단순합니다. 충동이 올라온 시점과 주문을 내는 시점 사이에 의식적으로 시간을 끼워 넣는 것. "이 가격에 사는 게 맞나? 미리 해둔 판단과 일치하나?" 한 번 확인할 시간이요. ​ 그래서 제가 급락장마다 회원분들께 반복해서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급락장에서는 오전 10시까지는 매매하지 마세요. 개장 직후에는 가격이 엉뚱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그 시간의 내 뇌는 판단할 상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7. 마지막 질문: 이 뇌로 무슨 투자를 하겠다고...? 희망은 있는 걸까? "이렇게 한다고 진짜 바뀌긴 하는 거냐?"라고 물으신다면, 답은 "바뀝니다"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가 되는 개념이 뇌의 가소성(可塑性)입니다. ​ 가소성의 반대말은 탄성입니다. 용수철을 생각해보세요. 눌렀다 놓으면 원래 모양으로 튀어 오릅니다. 만약 뇌가 용수철처럼 탄성만 갖고 있다면, 아무리 훈련해도 뇌는 원래 습관으로 되돌아갈 겁니다. ​ 우리는 영원히 '투자 못하는 뇌'에 끌려다녀야겠죠. ​ 그런데 뇌는 용수철이 아닙니다. 훈련하면 바뀌고, 바뀐 모양을 유지합니다. "그렇게 하지 말고, 이쪽으로" 하면서 계속 새로운 길을 그어주면, 그 길이 남습니다. ​ 늘어나면 늘어난 대로, 바뀌면 바뀐 대로 유지되는 것 — 그게 가소성입니다. 우리에게는 이게 정말 큰 축복입니다. 가소성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뇌로 투자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 p.s 너는 얼마나 바뀌었니? 강의 끝에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대표님은 이 업계에 수십 년 계셨는데, 투자하기 좋은 뇌로 많이 바뀌었나요?" ​ 고백하자면 저는 원래 정말 충동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매매를 진짜 많이 했던 사람이에요. ​ 그런데 이번 7~8월에는 매매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7월 초에 리스크와 수급이 불안해 보여서 비중을 줄였고, 중간에 정말 힘들 때 조금 더 줄였다가, 7월 마지막 날에 다시 산 것 — 그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 저희가 운용하는 HSA 자금도 마찬가지였고요. ​ 이유는 하나입니다. 지금 내 뇌는 스트레스 때문에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특히 장중에는 이 생각을 계속 합니다. 판단할 일이 생기면 장중이 아니라 밤에, 조용히, 필요하면 아내와 상의해가면서 정하고 — 정했으면 그대로 가는 겁니다. 아침의 뇌는 믿지 않습니다. ​ ​ 워런 버핏의 아침 식사 이 주제와 관련해서 제가 좋아하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유명해진 이야기인데요,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서 아침을 삽니다. ​ 그런데 시장이 좋아서 기분이 좋은 날에는 몇천 원 더 비싼 메뉴를 먹는다고 합니다. 주가가 빠졌을 때는 싼 메뉴를 먹고 말이죠... ​ 수십조 원을 가진 사람이 주가 등락에 기분이 좌우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 행동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 뇌가 만들어내는 그 감정이 별것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확인시키는 의식이라고요. 돈을 벌었다고 내가 더 대단해지는 것도 아니고, 잃었다고 망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 감정은 몇천 원짜리 아침 메뉴 업그레이드 정도로 소비하고 끝내는 겁니다. ​ 저도 흉내를 내봅니다. 시장이 아주 좋았던 어느 날, 평소에 잘 안 가는 1층 스타벅스에 일부러 내려가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작은 보상으로 감정을 처리하고 나면 그 감정이 매매로 새어나가지 않습니다. 마치며: 계좌의 변동성만큼, 뇌의 변동성도 7월과 8월, 시장은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변동성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 그런데 오늘 제가 드린 이야기는 결국 하나입니다. 관리해야 할 변동성이 하나 더 있다는 것. 내 뇌의 변동성입니다. ​ 뇌의 변동성을 줄이는 것. 그리고 뇌의 변동성이 커졌을 때는 —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 판단하지 않는 것, 주문을 내지 않는 것. ​ 이번 급등락장에서 여러분이 느꼈던 그 수많은 감정들, 알고 보면 상당 부분 뇌가 만들어낸 신호일 뿐입니다. ​ "나는 그 신호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여러분은 이미 가소성을 이용해 변화를 시작하신 겁니다. ​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효석 드림 이런 이야기들을 저희 클럽에서는 급락장, 폭등장 한가운데에서 실시간으로 나눠왔습니다. 마침 4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할인 혜택, 2)효친클럽 초대, 그리고 3)PER 다이어리 선물까지. 관심 있으신 분은 공지를 확인해주세요. ​ 진~짜 후회 안하실걸요~? ^^! ​ https://naver.me/5ECrAkFJ [연간구독 이벤트(8/5~9/30)] 이효석아카데미 네프콘 4주년 기념! 이효석아카데미의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서비스가 어느덧 4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기념일에는 큰 할인과 다양한 선물을 준비하며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처럼 보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4주년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지난 7월, 국내 주식시장은 누구에게나 naver.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