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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원문 1] [URL] https://www.smartbiz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5911&igsh=XUna4m61i2Gv6N== [제목] [창간8주년 기획-AI 시대, 에너지가 경쟁력이다] ⑨전기 부족보다 더 큰 문제는 최형호 기자 입력 2026.10.08 15:01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글씨크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인쇄하기 재생에너지 변동성·송전망 부족·기자재 공급난 겹쳐 분산에너지 제도 본격화에 기업도 사업모델 재편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북미 증설 경쟁 데이터센터가 전력기기 산업의 새 성장축 전력은 국가경쟁력이다. 데이터센터가 원전 수십 기 분량의 전력을 빨아들이고, 반도체·전기차·로봇 산업이 24시간 멈추지 않는 전력을 요구하는 AI 시대다. 국내 전력 시스템은 발전부터 송배전·설비·판매·소매·수요관리·스마트그리드·R&D까지 밸류체인 전 구간에 걸쳐 병목을 안고 있다. 발전은 탄소중립과 AI 수요 폭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송전망은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요지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 채 주민 갈등에 막혀 있다. 변압기·GIS·케이블 등 핵심 기자재는 글로벌 공급망에 흔들리고, 전기요금은 RE100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틀을 유지하고 있다. 수요관리·ESS·효율 시장은 제도와 인센티브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이며, 10년을 넘긴 스마트그리드는 상용화와 수익모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비즈> 는 <한국자원경제학회> 와 공동으로 6대 병목의 실체를 진단하고, 각 구간별 혁신 로드맵과 기업·정부의 역할을 사례와 데이터로 제시할 계획이다. 발전부터 스마트그리드·R&D까지, 전력 밸류체인 전체를 바꾸지 않으면 AI 강국의 꿈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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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페르소나 AI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모형 이미지./사진=포스코DX 전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반도체, 전기차, 로봇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 빠르게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문제는 단순히 발전소를 더 짓는 것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단계부터 송전·배전망, 전력기기, 판매와 수요관리,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스마트그리드에 이르기까지 전력 밸류체인 곳곳에서 병목이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 수요지와 발전지 간 거리,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 핵심 전력기기의 공급 부족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전력 시스템 전반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산업과 다른 형태의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높은 전력 소비량뿐 아니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전력 품질까지 요구한다. 반도체 공장 역시 생산라인 특성상 순간적인 전력 품질 저하나 공급 중단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전력 경쟁력은 발전설비의 규모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전력이 남을 때 저장하거나 소비를 유도하며, 부족할 때 수요를 조절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HD현대일렉트릭 울산 사업장./사진=HD현대일렉트릭 ■ 발전 확대만으로 풀리지 않는 전력망 병목 국내 전력 시스템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발전과 수요의 불일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반면,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산업·소비지역의 전력 수요는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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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확대해도 생산된 전력을 수요지까지 보내지 못하면 실제 공급능력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발전설비와 전력망의 확충 속도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처럼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수요처는 공급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송전·배전망을 적기에 확보하고 전력의 시간대별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저장·수요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산업에서는 이미 이러한 변화가 실적과 수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데이터센터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등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을 중심으로 배전 분야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북미 빅테크 기업과 체결한 AI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공급계약 규모를 약 2309억원으로 확대했다.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 생산거점도 증설 중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망 현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배전 분야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고객사의 납기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역시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생산거점 증설을 진행하면서 초고압 변압기부터 배전기기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멤피스 생산거점 증설을 통해 초고압 변압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이들 기업의 경쟁은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전력망 밸류체인 전반을 둘러싼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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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압 송전설비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내부의 배전설비와 전력 품질 관리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목받는 분야가 수요반응(DR)과 VPP다. DR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기업이나 소비자가 전력 사용량을 줄이거나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지나치게 많아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전기차 충전이나 ESS 충전 등 추가적인 전력 소비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유연한 조정을 여러 자원으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것이 VPP다. 산업체의 전력 사용량, ESS, 전기차,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해 전력망 상황에 맞춰 제어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그리드위즈와 누리플렉스, 엔라이튼 등이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그리드위즈는 DR을 기반으로 ESS와 전기차 충전, V2G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부도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서는 지역 내 발전사업자와 수요처 간 직접 거래를 허용하는 등 기존 중앙집중형 전력시장과 다른 모델을 실증하고 있다. 제도의 핵심은 전력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까지 연결하는 ‘지산지소’다. 송전망이 부족한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역 내 데이터센터나 산업시설 등에 직접 공급할 수 있다면 송전망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 새로운 전력 수요를 유치할 수 있다. 다만 제도가 실제 시장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투자할 만한 수준의 수익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VPP와 분산에너지의 사업성이 확보되려면 단순히 참여를 허용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한 만큼 사업자와 소비자가 예측 가능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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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공장 초고압변압기 공정 모습. /사진=효성중공업 ■ ESS·플러스 DR, 재생에너지 변동성 해법 될까 ESS 역시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전력이 남는 시간에 저장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에 공급하면 발전량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ESS가 단순한 비상전원이 아니라 전력망 운영자산으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역시 V2G 기술을 활용하면 필요할 때 전력을 계통으로 되돌려 보내는 이동형 ESS로 활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기술과 제도를 실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 특정 시간대 전력이 과잉 생산되는 문제가 반복되면서 전기차 충전과 ESS 충전 등을 활용해 전력 소비를 늘리는 ‘플러스 DR’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리드위즈는 제주 실시간 전력거래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며 전력 과잉 시간대에는 충전을 유도하고, 전력이 부족할 때는 수요를 줄이거나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의 사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플러스 DR을 비롯한 수요관리 시장의 보상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다. 전력 소비를 단순히 줄이는 것뿐 아니라 전력망에 필요한 시간대에 소비를 이동시킨 행위에도 적절한 가격을 부여해야 민간 사업자의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 전력망의 한계를 해소하는 또 다른 축은 전력 효율화다. LS일렉트릭과 포스코DX 등은 공장과 빌딩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확대하고 있다. ESS와 EMS를 결합해 피크 전력을 낮추거나 전력 사용 패턴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전력 효율 자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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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산량이 증가할수록 서버와 냉각설비 등에 필요한 전력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류(AC) 중심의 기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체계를 직류(DC) 중심으로 전환해 전력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과 ESS용 전력변환시스템(PCS), 반도체 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등 차세대 전력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고밀도 전력 수요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발전량 확대뿐 아니라 전력변환과 배전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의 경쟁력은 단순히 많은 전력을 공급하는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력 손실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전·전력변환 기술과 수요관리 기술이 함께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의 방향도 '공급 확대'에서 '전력 유연성'으로 결국 AI 시대 전력 문제의 핵심은 발전소 숫자가 아니다. 생산된 전력을 수요지까지 보내고, 필요한 시간에 공급하며, 남는 전력은 저장하거나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전체 시스템의 유연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전원별 역할을 재정립하는 동시에 송전망 확충, 전력기기 공급망 안정화, ESS 투자 확대, VPP와 DR 시장 활성화, 분산에너지 직접 거래 확대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특히 정부 정책이 시장 참여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발전사업자와 VPP 사업자, ESS 운영사업자, 수요관리 사업자가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전력시장 가격과 보상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산업의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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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대형 발전소와 송전망을 중심으로 전력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발전·송전·배전·저장·수요관리·전력변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bizn.com 다른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내 댓글 모음 닫기 1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초읽기···코스피 7000선 운명 걸려 2 AI로 고도화된 금융권 해킹 사태···"공격 탐지부터 대응·복구까지 체계화해야" 3 코스피, 외국인 2.6조원 매도에 6800선 후퇴···삼성전자·SK하이닉스 약세 4 비트코인, ‘업토버’ 기대 현실화··· 10만달러 돌파 막는 변수는 5 '7천피' 하루 만에 무너졌다···외국인 1.7조 팔자에 코스피 급락, 코스닥은 3%↑ 6 [현장] 폴더블에서 XR까지···삼성전자 모바일 혁신 역사를 '한눈에' 7 송도 마지막 개발축 11공구···'워터프론트 생활권' 열린다 8 웨이브, 'MMA2026' 레드카펫부터 독점 생중계 9 코스피, 美 증시 사상 최고에도 6900선 약세···반도체주 ‘발목’ 10 생산현장에 꽂힌 구광모의 승부수···LG, 'AI 제조'로 간다 [외부 원문 2] [URL] https://www.smartbiz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5911&igsh=XUna4m61i2Gv6N== [제목] [창간8주년 기획-AI 시대, 에너지가 경쟁력이다] ⑨전기 부족보다 더 큰 문제는 최형호 기자 입력 2026.10.08 15:01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글씨크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인쇄하기 재생에너지 변동성·송전망 부족·기자재 공급난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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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에너지 제도 본격화에 기업도 사업모델 재편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북미 증설 경쟁 데이터센터가 전력기기 산업의 새 성장축 전력은 국가경쟁력이다. 데이터센터가 원전 수십 기 분량의 전력을 빨아들이고, 반도체·전기차·로봇 산업이 24시간 멈추지 않는 전력을 요구하는 AI 시대다. 국내 전력 시스템은 발전부터 송배전·설비·판매·소매·수요관리·스마트그리드·R&D까지 밸류체인 전 구간에 걸쳐 병목을 안고 있다. 발전은 탄소중립과 AI 수요 폭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송전망은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요지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 채 주민 갈등에 막혀 있다. 변압기·GIS·케이블 등 핵심 기자재는 글로벌 공급망에 흔들리고, 전기요금은 RE100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틀을 유지하고 있다. 수요관리·ESS·효율 시장은 제도와 인센티브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이며, 10년을 넘긴 스마트그리드는 상용화와 수익모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비즈> 는 <한국자원경제학회> 와 공동으로 6대 병목의 실체를 진단하고, 각 구간별 혁신 로드맵과 기업·정부의 역할을 사례와 데이터로 제시할 계획이다. 발전부터 스마트그리드·R&D까지, 전력 밸류체인 전체를 바꾸지 않으면 AI 강국의 꿈은 요원하다. [편집자주] 페르소나 AI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모형 이미지./사진=포스코DX 전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반도체, 전기차, 로봇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 빠르게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문제는 단순히 발전소를 더 짓는 것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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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단계부터 송전·배전망, 전력기기, 판매와 수요관리,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스마트그리드에 이르기까지 전력 밸류체인 곳곳에서 병목이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 수요지와 발전지 간 거리,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 핵심 전력기기의 공급 부족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전력 시스템 전반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산업과 다른 형태의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높은 전력 소비량뿐 아니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전력 품질까지 요구한다. 반도체 공장 역시 생산라인 특성상 순간적인 전력 품질 저하나 공급 중단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전력 경쟁력은 발전설비의 규모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전력이 남을 때 저장하거나 소비를 유도하며, 부족할 때 수요를 조절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HD현대일렉트릭 울산 사업장./사진=HD현대일렉트릭 ■ 발전 확대만으로 풀리지 않는 전력망 병목 국내 전력 시스템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발전과 수요의 불일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반면,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산업·소비지역의 전력 수요는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확대해도 생산된 전력을 수요지까지 보내지 못하면 실제 공급능력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발전설비와 전력망의 확충 속도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처럼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수요처는 공급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송전·배전망을 적기에 확보하고 전력의 시간대별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저장·수요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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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기 산업에서는 이미 이러한 변화가 실적과 수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데이터센터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등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을 중심으로 배전 분야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북미 빅테크 기업과 체결한 AI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공급계약 규모를 약 2309억원으로 확대했다.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 생산거점도 증설 중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망 현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배전 분야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고객사의 납기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역시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생산거점 증설을 진행하면서 초고압 변압기부터 배전기기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멤피스 생산거점 증설을 통해 초고압 변압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이들 기업의 경쟁은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전력망 밸류체인 전반을 둘러싼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초고압 송전설비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내부의 배전설비와 전력 품질 관리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목받는 분야가 수요반응(DR)과 VPP다. DR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기업이나 소비자가 전력 사용량을 줄이거나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지나치게 많아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전기차 충전이나 ESS 충전 등 추가적인 전력 소비를 유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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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유연한 조정을 여러 자원으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것이 VPP다. 산업체의 전력 사용량, ESS, 전기차,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해 전력망 상황에 맞춰 제어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그리드위즈와 누리플렉스, 엔라이튼 등이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그리드위즈는 DR을 기반으로 ESS와 전기차 충전, V2G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부도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서는 지역 내 발전사업자와 수요처 간 직접 거래를 허용하는 등 기존 중앙집중형 전력시장과 다른 모델을 실증하고 있다. 제도의 핵심은 전력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까지 연결하는 ‘지산지소’다. 송전망이 부족한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역 내 데이터센터나 산업시설 등에 직접 공급할 수 있다면 송전망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 새로운 전력 수요를 유치할 수 있다. 다만 제도가 실제 시장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투자할 만한 수준의 수익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VPP와 분산에너지의 사업성이 확보되려면 단순히 참여를 허용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한 만큼 사업자와 소비자가 예측 가능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공장 초고압변압기 공정 모습. /사진=효성중공업 ■ ESS·플러스 DR, 재생에너지 변동성 해법 될까 ESS 역시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전력이 남는 시간에 저장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에 공급하면 발전량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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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ESS가 단순한 비상전원이 아니라 전력망 운영자산으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역시 V2G 기술을 활용하면 필요할 때 전력을 계통으로 되돌려 보내는 이동형 ESS로 활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기술과 제도를 실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 특정 시간대 전력이 과잉 생산되는 문제가 반복되면서 전기차 충전과 ESS 충전 등을 활용해 전력 소비를 늘리는 ‘플러스 DR’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리드위즈는 제주 실시간 전력거래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며 전력 과잉 시간대에는 충전을 유도하고, 전력이 부족할 때는 수요를 줄이거나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의 사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플러스 DR을 비롯한 수요관리 시장의 보상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다. 전력 소비를 단순히 줄이는 것뿐 아니라 전력망에 필요한 시간대에 소비를 이동시킨 행위에도 적절한 가격을 부여해야 민간 사업자의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 전력망의 한계를 해소하는 또 다른 축은 전력 효율화다. LS일렉트릭과 포스코DX 등은 공장과 빌딩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확대하고 있다. ESS와 EMS를 결합해 피크 전력을 낮추거나 전력 사용 패턴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전력 효율 자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I 연산량이 증가할수록 서버와 냉각설비 등에 필요한 전력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류(AC) 중심의 기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체계를 직류(DC) 중심으로 전환해 전력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과 ESS용 전력변환시스템(PCS), 반도체 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등 차세대 전력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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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의 고밀도 전력 수요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발전량 확대뿐 아니라 전력변환과 배전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의 경쟁력은 단순히 많은 전력을 공급하는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력 손실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전·전력변환 기술과 수요관리 기술이 함께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의 방향도 '공급 확대'에서 '전력 유연성'으로 결국 AI 시대 전력 문제의 핵심은 발전소 숫자가 아니다. 생산된 전력을 수요지까지 보내고, 필요한 시간에 공급하며, 남는 전력은 저장하거나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전체 시스템의 유연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전원별 역할을 재정립하는 동시에 송전망 확충, 전력기기 공급망 안정화, ESS 투자 확대, VPP와 DR 시장 활성화, 분산에너지 직접 거래 확대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특히 정부 정책이 시장 참여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발전사업자와 VPP 사업자, ESS 운영사업자, 수요관리 사업자가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전력시장 가격과 보상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산업의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대형 발전소와 송전망을 중심으로 전력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발전·송전·배전·저장·수요관리·전력변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bizn.com 다른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내 댓글 모음 닫기 1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초읽기···코스피 7000선 운명 걸려